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와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

1956년 미국의 전기 기술 전문가 시슬리 박사가 이승만 대통령을 만났다. 원자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슬리에게 이승만 대통령이 물었다.
“그거 지금부터 시작하면 몇 년 뒤에 써 먹을 수 있는 거요?”
시슬리 박사는 “한 20년 쯤 걸린다”고 대답했다.

그 얘기를 들은 81세의 노(老)대통령은 원자력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60달러 남짓하던 시절이었다. 20달러 이상 외화를 지출할 때에는 자신이 직접 사인을 할 정도로 달러를 아꼈던 분이 미국‧영국으로 원자력을 공부하러 나가는 유학생들을 친히 경무대로 불러 “너희들에게 나라의 장래가 달려 있다. 열심히 공부하라”면서 달러가 든 봉투를 쥐어줬다. 연구용 원자로 건설을 위해 당시로서는 엄청난 거금인 35만 달러를 쏟아 부었다. 1959년 연구용 원자로 설치공사 기공식에는 이승만 대통령이 노구를 이끌고 직접 참석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2년 원자력발전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원자력발전추진계획을 수립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82달러이던 시절이었다.
1967년 정부는 1976년까지 50만㎾급 원전 2기를 경남 양산시 고리에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1971년 착공한 고리1호기 건설 사업에 투입된 비용은 총 1560억7300만원으로 그해 1년 예산보다도 많은 돈이었다.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은 290달러였다.
고리원전이 가동에 들어간 것은 1978년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이 원자력에 관심을 쏟기 시작한 지 22년만이었다. 시슬리가 이승만 대통령에게 “한 20년 걸릴 것”이라고 얘기한 그대로였다.
고리1 호기 가동으로부터 32년이 지난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은 아랍에미레이트연방(UAE)에 원전을 수출했다.

이 이야기를 생각할 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나라는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선각자들이 한 세대, 두 세대 앞을 보면서 투자하고, 대를 이어가면서 앞 세대가 이룬 성취를 계승해 가면서 오늘의 대한민국이 만들어진 것이다.
문재인이 아주 자랑스럽게 문을 닫겠다고 선언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는 건국 대통령 이승만과 근대화 대통령 박정희의 꿈, 노대통령에게 달러가 든 봉투를 받아들고 눈물을 삼키며 대서양과 태평양을 건넜던 젊은 공학도들의 열정의 산물이었다.

출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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