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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사구팽_이명박의 말로

작성자
이초영
작성일
2018-03-19 12:10
조회
41
2016년 11월은 좌파세력이 총출동하여 연일 촛불시위를 벌이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던 시기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 좌파세력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에만 주력하고 있었고 새누리당은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이런 저런 눈치를 보며 사태 진전을 관망하고 있었다. 야당과 좌파세력이 탄핵을 주장하기에는 국회 의결 통과의 불확실성과 탄핵이 국회에서 부결되었을 경우, 정치적 위험성 때문에 망설이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런 시기에 김영삼 전 대통령 1주기를 맞았고 이명박은 김영삼 1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국립현충원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명박은 촛불시위를 빗대어 참담한 심정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떻게 이렇게 부끄러운 일이 일어 날 수가 있는지 시위에 나온 사람들이나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나 똑 같은 심정일 것” 이라며 현직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가슴이 답답하지만 헌법적인 절차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이런 말도 덧붙였다. 그러자 현장에 있는 기자들이 탄핵을 의미하느냐고 집요하게 질문하자 이명박은 “그게 헌법적 절차의 하나”라고 대답했다. 탄핵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명박의 이 발언은 새누리당 친이계들에게는 탄핵에 동참하라는 의미로 읽혀졌고, 이때부터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은 박근혜 퇴진 구호에서 국회를 통한 탄핵절차에 들어가는 모티브로 작용하기 시작했고 국민 모두가 다 아는 결과로 나타났다.

만약 이때, 이명박이 ‘최순실 사태는 한 개인의 탐욕이 빚어낸 사건에 불과하고 아직 실체도 밝혀진 것이 없는데도 이것을 대통령 탄핵에 연결시킨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왔다면 어쩌면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며, 지금의 대통령도 문재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명박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몰랐다. 박근혜를 제거하는데 협조를 하면 좌파세력이 우군이 될 줄 알았겠지만 토사구팽으로 돌아올 줄은 몰랐으니 정치적 감각은 제로에 가까웠던 셈이다.

그리고 15개월이 지났다. 15개월 전, 국립현충원에서 자신은 아무런 허물도 없는 것처럼 큰소리 탕탕치며 박근혜를 비판했던 그때의 이명박 발언들은 이제 부메랑이 되어 검찰청에 출두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명박이 받고 있는 혐의만 해도 뇌물죄를 비롯하여 20여개에 달한다. 뇌물죄야 과거 김 아무개 대통령에 비하면 조족지혈 수준이라 그렇다 치더라도, 이명박에게 적용된 20여개의 혐의 중에서 삼성그룹의 BBK 소송비 대납 혐의만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의 파렴치하기 짝이 없는 치졸한 인품까지 드러나는 계기가 되어 세계인으로부터 조롱을 받게 되지나 않을지 크게 염려가 되기 때문이다.

이명박은 대통령 시절, 자신을 실용주의자로 자처했다. 더구나 실용주의자에게는 정치적 이념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현재, 이명박이 받고 있는 검찰의 혐의를 보면 지저분한 혐의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과연 실용주의자답다는 말이 절로 나오기도 한다. 여기에 비하면, 단 한 푼의 돈도 받은 적이 없는 데도 정치적으로 뇌물죄 혐의를 받아 30년을 구형 받은 박근혜의 뇌물죄 혐의와 돈 받은 것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이명박의 뇌물죄 혐의는 그야말로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극과 극이 아닐 수가 없다.

물론 어디엔가는 아직도 이명박을 지지하는 세력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제 이명박이 출두하는 검찰청에는 겨우 20여명 밖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17대 대선에서 이명박이 획득했던 1,150만 표에 가까운 지지자에 비하면 상상조차 할 수도 없는 숫자였다. 어쩌면 어제의 냉랭한 그 모습이 이명박의 업보(業報)에 따른 결과물인지도 모른다. 이명박이 검찰로부터 받고 있는 혐의는 오랫동안 자신과 함께 동고동락을 해왔던 측근들의 실토를 통해 밝혀진 혐의라는 점에서 이명박의 평소 인간관계를 유추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가 없다. 이명박이 검찰에서 21시간 조사를 받고 나왔을 때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축축한 분위기와 이명박의 표정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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